4대보험 고액 상습 체납자, 이름·주소까지 공개해도 납부율 7.8%에 불과
- 체납액 1,240억원 중 97억원 납부 그쳐... 4대보험 체납액 매년 급증세, 2015년 1,240억원
#1. 서울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변호사 A씨는 2006~2012년 사이 1억1,910억원(건강보험 5,595만원, 국민연금 6,315만원)의 보험료를 체납했다. 그는 현재 국세청 과표 기준 1억1,557만원의 연소득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거듭된 독촉에도 수년째 체납액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2. 건물임대업자 B씨는 2010년 7월부터 30개월간 건강보험료 1,248만원을 체납했다. 그는 현재 연간 4,441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토지(1억6,812만원) 등 각종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험료 납부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험료 고액 상습 체납자에 대한‘인적사항 공개’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4대보험 고액 상습 체납자들의 납부실적은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4대보험 고액 상습 체납자 징수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명단이 인터넷에 공개된 고액 상습 체납자 3,333명(건강보험 3,173명, 국민연금 142명, 고용 및 산재보험 18곳) 중 2016년 8월 현재 체납액을 완납한 경우는 1.9% 수준인 64명(건보 63명, 국민연금 1명)에 불과했다. 총 체납액 1,240억원 중 97억원이 납부되어 납부율은 7.8%에 그쳤다.
2013년과 2014년 공개된 체납자의 납부 실적 역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고액 상습 체납자 1,521명 중 밀린 보험료를 모두 낸 사람은 고작 67명(4.4%)이었고, 2014년에는 2,113명 중 5.2%인 111명만이 보험료를 완납했다.
한 번 공개된 체납자가 이듬해 다시 포함되는 일도 빈번했다. 2014년 건강보험료 체납자 620명(개인 465명, 법인 155곳)이 2015년에도 포함된 것이 대표적이다. 2015년 건강보험료 체납자 3,173명의 19.5% 수준이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4대보험 총 체납액은 2013년 509억원, 2014년 968억원, 2015년 1,240억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2013년부터 매년 12월 성명, 상호, 나이, 주소 등 4대보험 고액 상습 체납자의 인적사항을 공개하고 있다. 조속한 납부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공개 기준은 2년간 건강보험료 체납액이 1,000만원 이상인 자, 연금보험료 5,000만원 이상인 자, 고용·산재보험료 10억원 이상 체납사업장 등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오는 12월에도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사전안내문을 발송한 대상은 건강보험 1만7984명, 국민연금과 고용·산재보험 각각 2,270명, 42곳이다. 총 체납금액은 67억1,500만원에 이른다. 건강보험공단은 이들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한 뒤, 체납자의 재산상태, 소득수준, 미성년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공개대상을 확정할 방침이다.
기동민 의원은 “인적사항 공개를 통해 고액 상습 체납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으려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은 보험료 고액 상습 체납을 방지하기 위해 국세청, 지자체 특수사법경찰 등 다른 부처들과의 협력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발행처 : 기동민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