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산별중앙교섭... 사측, 저성과자 해고 기준 마련 요구
- 금융노조 “쉬운해고 요구 사측, 총파업 부추기나?”... 사측안 철회 요구
- “성과연봉제, 쉬운해고와 관계없다”는 금융위원장 말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나
금융노조는 6월2일(목) 오후 4시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2차 산별중앙교섭을 가졌다. 이날 교섭에서 사측이 △호봉제 폐지 및 성과연봉제 도입 △저성과자 해고 기준 마련 △신입직원 초임 삭감 △임금동결 등을 노측에 요구하고 나오면서 시작하자마자 노사 양측 간 설전이 오갔다.
김문호 위원장은 “금융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측의 요구안을 모두 거부한다. 사측이 이런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 것은 교섭을 파행시키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런 게 아니라면 사측이 안건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하고 “안건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향후 교섭 파행의 모든 책임은 사측에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서성학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도 “IMF 때도 이렇지 않았다. 사측의 모든 안건이 금융노동자 죽이겠다는 안건이다. 사측이 총파업을 부추기는 거 아니냐"며 강력 항의했다.
금융위원회가 주도한 ISA를 두고서도 설전이 펼쳐졌다. 김문호 위원장은 “금융위원회의 금융개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금융위가 상품을 만들고 판매까지 강요하고 있다”고 하자 하영구 회장이 “금융위가 무슨 상품을 만드냐”며 따졌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안심대출, 계좌이동제, ISA를 금융개혁 성과로 얘기하고 있고 모두 금융위가 만든 상품이다”라고 말하고 “금융권의 자율경영은 반드시 조성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교섭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거짓말 논란도 불거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일 열린 ‘제4차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는 저성과자 해고와는 직접 관련성이 없다”고 밝힌바 있는데 이날 사측이 제출한 ‘저성과자 해고 기준 마련’은 이러한 금융위원장의 발언과 정면에서 배치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김문호 위원장은 “사측이 저성과자 해고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성과연봉제가 쉬운해고와 관계없다는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금도 사측은 직원들을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수백명씩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막대한 구조조정 비용을 아끼며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금융기관에서는 지금보다 더욱 극심한 줄서기, 눈치보기, 단기실적주의 등이 만연하게 되고 결국 조직이 망가지고 금융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교섭에는 양측 교섭대표인 금융노조 김문호 위원장과 하영구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을 비롯해 외환은행, SC제일은행, 경남은행 노사 대표 등 노사 각 4인의 교섭위원이 참석했다. 차기 교섭은 6월10일(금) 오후 4시 같은 장소에게 열릴 예정이다.
발행처 : 금융노조